취준 기록

벗어나야 한다..

피터슨 2024. 1. 15.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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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부터 2023년까지 내 나름 고군분투하며 시간을 보냈다고 생각한다.

물류회사에서 연봉을 줄여가며 금융회사로 이직했고, 금융권 안에서 더 좋은 회사로 옮기고자 꾸준하게 공고를 확인하고 지원했다.

 

신입 지원은 정말 어렵다.. 또 자격증이 필요하고, 영어가 만료되어 또 시험을 봐야했고, 많게는 5천자나 되는 자소서를 써야했다.. 직장인으로써 시간이 많지 않으니 집중하기도 어렵고 마음은 조급하고 '나이먹음'이 뒤쫒아오고 있었다.

 

그리고 결혼이 너무 하고 싶었다.

 


 

생각이 참 많이 들었던 과정 몇가지만 정리해봤다.

 

1. 2022년 하반기 현대캐피탈 신입사원 채용 (최종 불합격)

 

 

캐피탈 업권에서도 천상계로 꼽히는 현대캐피탈 공고가 떠서 지원하게 됐다. 토익 유효기간이 남아있어 운이 좋게 지원할 수 있었고, 또 운이 좋게도 서류를 합격하고 필기를 합격했다. 마지막 면접만 합격하면 신입으로서 종지부를 찍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면접에서 불합격했고, 2022년말에 굉장히 진빠진 텀이 생겼었다. 운동을 해도 집중을 못했고, 일에도 손이 안갔다. 당시 결혼하고 싶었던 여자친구한테 미안하고 부끄러웠다. 내 사정 때문에 모든걸 미루고 있는데, 결국 이뤄내지 못한 내 자신이 너무 밉고 열받았다. 위로해주는 여자친구한테 고마움을 느낄 틈도 없이 미안하기만 하고 내 운과 신세를 탓했다.

 

 

2. 2023년 전북은행 공채

 

 

전북은행은 붙어도 갈거같진 않았지만이란 마인드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막상 AI면접을 준비하고 임하는 내 자신이 너무 열심히 했기에 기억에 남아있다.

 

결국 내 안에서 난 이루지 못한 은행이란 곳에 굉장히 갈증을 느끼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주말에도 와이셔츠를 입고 카메라 허공에 열심히 어필한 열정과는 반대로 처참하게 떨어졌다.

 

 

3. 2023년 신한은행, 우리은행 공채, DGB대구은행 채용연계형 인턴

 

 

 

대학 졸업 후 취업준비하면서 은행 서류를 떨어져 본적이 없는 난데, 이제는 무조건 떨어짐을 알았다. 그리고 신입으로서의 나이는 이제 끝났음을 체감했다. 맞아봐야 그 타격을 안다고, 내 인생의 시작점을 바꿀 수 있는 길이 막다른 벽에 부딪힘에 많이 절망했다.

 

그리고 스스로를 믿을 수 없고 부정적으로 변해가고 그러지 않기 위해 일부러 밝은척 애써보고 스트레스를 날리려고 운동을 했다. 운동으로 인한 해소는 정말 좋다. 할때 만큼은 잊을 수 있다. 하지만 결국 근원적 해소가 이뤄지지 않은 스트레스는 다시 날 찾아와 괴롭게한다.

 

난 내 청년으로써의 시작이 웅장할 것이라 스스로를 항상 과대평가했거나 꿈이 지나치게 컷던 것이다. 그게 나쁜건 아니지만, 그 반대 여파에 크게 둘러싸여 벗어나질 못하고 내 주변을 검게 물들이고 있었다.

 


 

2023년의 끝을 바라보는 11월초, 

평생을 함께하고 싶은 느낌을 받았던 여자친구와의 만남이 끝났다.

 

내 모습이 너무 초라해서 섣불리 결혼을 추진하지 못했고, 바꾸고 싶어서 시간을 썼다. 그런 내 욕심을 알아줬기 때문에 그녀는 기다려주고 응원해줬다.

 

그 욕심의 방법 중에 하나가 코인 투기였다. 당연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오히려 빚을 지기까지 했다.

난 결혼은 커녕 내 앞길 하나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30대 초반 머저리였다.

 

그 와중에 이런 비참한 날 알고 있는 여자친구에게 스스로 지운 부담감에 못이겨 새여자에 눈길이 갔고 걸린적도 있었다. 뭔가를 하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부정하지도 않았다. 당시 내 생각은 '기회'였다. 인생을 같이 구렁텅이로 끌고갈 운명에 있는 나랑 헤어질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여자친구의 친구들에게도 난 욕만 먹을 사람이니 차라리 잘되었다고 생각한다.

 

사실 속으론 많이 보고싶고 고맙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사과했을때 돌아오는 차가움과 밀어냄에 더 매달리지 않았다. 그녀도 이제는 기회라고 생각했을테니까.

 

2024년의 난 미련만 남은 시작점과 그녀에게서 꼭 벗어났으면 좋겠다.

힘들때마다 생각나고 술마시면 전화할까봐 번호도 지웠다. 그래서 외워졌다. 그래서 요즘은 한달에 한번 마실정도로 술자리를 피한다. 물론 친구들 만날때 느껴지는 내 자신의 초라함이 싫어서이기도 하다. 그럴수록 그 빈자리가 느껴지니 참 진퇴양난이다.

 

내가 마냥 의지했더라면 좀 달랐을까? 수백번 생각하지만 '다음 여자한텐 그렇게 해'라 했던 비수가 꽂히는 답변이 생각나서 생각을 그만두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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