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부터 취업준비를 시작하면서, 그리고 대학생활을 하면서 내가 가장 가고 싶었던 분야를 꼽으라면 증권사였다. 투자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투자대회 입상, 리서치 대회 입상을 하기도 했고, 시장을 분석하고 인사이트를 갖고 투자 결정을 하는 과정이 정말 재밋었다. 그래서 증권사에 취업하고 싶어했다.
1. 한국투자증권과의 인연
(1) 2019년 6급 업무직 채용 도전
한국투자증권과의 첫 인연은 2019년 6급 업무직 공채에 지원하면서 시작됐다. 프로세스가 갖춰진 대기업에 첫 도전이었다. / 한국투자증권 업무직 공채 후기→ https://savelog.tistory.com/104?category=867913
당시 첫 도전임에도 서류, 필기 합격하면서 혼자 심장이 쿵쾅쿵쾅 뛰고 흥분하고 그랬던 기억이 생생하다. 당시 외국계 헤드헌팅으로 합격했음에도 불구하고, 면접만 남은 한국투자증권에 입사하지 않았다. 1차면접에서 떨어졌지만.... 그렇게 질기고 질긴 2년간의 취준이 시작됐다. 그렇게 오래할 줄 알았으면 외국계 입사했을거다 ㅋㅋㅋ
2. 2019년 5급 공채 도전
지원한 직무는 PB.
내가 스스로 분석한 내 역량의 강점은 리서치를 바탕으로한 인사이트 창출과 영업력이다. 그래서 고민도 없이 PB에 지원했다. 실제로 PB가 하고 싶었고 말이다. 6급의 자소서가 있어서 그런지, 어렵지 않게 서류제출을 했다. 한투의 특징은 자소서 문항이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랄까? 그래서 지원에서 영업에 더 맞게 수정할 부분만 수정하고, 더 다듬고 제출했다. 그렇게 서류 결과는 합격.
그렇게 직무적합성검사를 보러 갔다. 한투의 필기시험은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데, 과목당 20문제 중에 13~15개 푼다는 각오로 임하면 될 것 같다. 연습 문제지로는 서원각 한국투자증권 직무적합성검사를 추천한다. 문제 형식도 비슷하고, 양도 많아서 이거 한권이면 충분하다.
그렇게 합격소식을 접한 후 열심히 면접준비를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면접 준비에 대한 방법을 몰라서 그저 자소서를 스스로 뜯어보고, 금융/경제 시사 신문을 읽으면서 준비했었다. 즉, 많이 부족했다. 학교에서 발표도 많이하고, 친구들과 논쟁도 자주하고 하는 내 성격이 과한 자신감을 안겨줬던 걸 수도 있겠다.
19년 면접은 사실 지금시점에서 기억이 또렷이 나질 않는다. 역량면접 자리에서 내가 큰 주목을 받지 못했고, 면접관들을 크게 만족시켜주지 못해줬단 사실 말고는..
그렇게 6급에 이어 2번째 불합격을 맞이했다.
3. 2020년 5급 공채 도전
지원직무는 역시 PB이다. 그리고 2020년엔 6급 업무직에 도전하지 않았다. 한투는 자기들의 판단을 절대적으로 믿는 회사란 생각이 들었고, 난 확실하게 6급이 아닌 PB에 몰입하는게 좋을 것 같다고 판단했다.
한투의 채용사이트가 많이 낡았다는 욕을 많이 먹은걸 의식했는지, 2020년부터는 리뉴얼된 홈페이지와 함께 코로나 국면에 의한 AI검사가 도입되었다. 대면 필기시험을 대체하는 새 과정이 생겨난 것이다.
서류는 문제 없었다. 몇개기업은 항상 서류에 큰 자신감이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한국투자증권이었고, 아마 그 자신감의 바탕엔 합격해본 과거가 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그러니 취준생 여러분, 일단 합격 데이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합니다!, 긴 과정에서 지치지 않기 위해 자신감이 필요하니까요!)
그리고 이어진 대망의 AI필기전형.. 다행이 난생 처음보는 유형이 아닌 코로나 이후로 우후죽순 시행된 마이다스 아이티 폼의 그 AI 전형이었다.
첫번째로 1분 자기소개와 강점과 약점에 대한 화상 녹화 - 또렷한 목소리와 지속적인 카메라 응시, 그리고 기승전결의 내용이 핵심이다. 자소서를 많이 써봤다면 이 또한 큰 문제 없을 거라 생각한다.
두번째는 인성검사. 솔직하게 빠르게 진행한다.
마지막으로 여러 게임들.. 솔직히 게임은 뭐가 팁인지 모르겠다. 난 항상 순서대로 열심히 하는 편이다. 게임 룰에 대하여 빠르게 파악하고 좋은 점수를 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거 말곤 해줄 말이 없다.
그렇게 AI직무역량펴가 전형도 합격했다. 또다시 찾아온 면접의 기회.. 이번엔 1차 면접의 두터운 벽을 뚫을 수 있을까... 라는 걱정이 앞섰다. 앞에 서류와 필기 전형들이 과거의 승리 데이터를 바탕으로 자신감이 있었던 반면에, 면접 합격률이 낮았던 나는 항상 면접을 앞두고 주눅이 들어있었다. (이상하게 원하지 않는 기업 면접에선 날아다녔다)
면접은 5명이 조를 이뤄 진행했다.
1. 실무면접
(1) PT면접 (상품판매)
- 5개의 상품이 주어져 있고, 랜덤으로 집어가 각 상품의 특성을 파악하고 어떤 고객에게 어떻게 판매할지 20여분간 고민한다. A4 1장이 주어지며, 여기에 상품의 특성, 자신의 전략 등을 정리 후 A4만 가지고 면접에 응한다.
- 무난히 진행한 것 같다. 우리조는 첫빠따의 방식을 따라가는 식이었다. 다들 긴장해서 원래 자기가 준비했던거보다 그냥 앞에 사람들이 한거대로 무난히 흘러가는 그런 의식의 흐름이었다.
- 투자관을 평가하는 자리기도 한 것 같았다. 위험자산을 판매할때, 안전자산을 판매할때, 또 고객에게 어떤 자산을 추천할지, 왜 추천하는지 등의 질문도 이어졌으니까.
(2) 자기소개서 기반 인성면접
- 실무면접 안에서 인성면접으로 전환됐다. 돌아가면서 자기소개서 기반으로 질문을 던지기도 하고, 왜 한국투자증권에 오고 싶어하는지 물어본다.
- 왜 한국투자증권인지는 준비한 답변이 있어 정말 당차게 말씀드렸다. 심지어 감사합니다하고 대답도 받았음..
2. 임원면접 (본부장 2명, 부사장 1명)
- 각자 자기소개 이후, 면접관 1명당 돌아가면서 질문이 이어졌다.
- 우리 지점 방문해본적 있으세요? (네)
- 어디 방문해보셨어요? (동수원 PB센터, 분당 PB센터 방문했습니다)
- 지점이 어떤거 같아요? (고급화 전략과 영업의 고도화 전략을 사용하는 것 같았습니다)
- 요즘 온라인이 대두되고 있는데 지원자님은 PB가 어떻게 해야할 것 같아요?
▶ 말하고자 하는걸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음, 답변의 방향은 결국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 역량이 필요함을 언급.
- 왜 투자 관련한 자격증이 없으시죠?
▶ 증권사 로얄티를 확인하는 질문인걸 알면서도, 너무 당황해서 얼버무린 질문.. 아마 여기서 탈락 결정이 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근데 왜 채용 홍보는 금융자격증이 없어도 괜찮습니다 이러냐고 ^^ㅣ발 진짜.. 준비 못한 내가 바보지 어휴...
- 지난번에 왜 떨어졌다고 생각하세요? (관련 경험이 없어 왜 증권사인지, 한국투자증권이지를 제대로 어필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이번엔 그에 대해 제대로 준비해왔다)
- 그럼 지원자님을 뽑아야할 차별화된 강점이 있을까요? (증권 PB는 증권, 주식에 대한 흥미는 물론이고, 영업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코트라 인턴을 통해 영업직군이 적성에 맞는지 검증했고, 성과를 내며 영업직군을 더욱 희망하게 됐다.)
▶ 망했다고 생각한 이후로 이미 정신이 나가버려 추가적인 어필을 하지 못했다. 사실 하고 싶었는데, 중간에 알겠습니다 하고 끊기도 했고, 이런 경우 이미 면접관 입장에서 탈락 혹은 합격이 정해진 경우인데, 지금와서 보니 탈락이었던 듯...
- 본인 성격이 내향적이라 생각하세요? 외향적이라 생각하세요?
▶ 익히 하는 질문인데도, 역시 마찬가지로 이미 정신이 나가 버려 뭐라했는지도 모르겠음.
- 원래 목소리가 그러세요? 아님 면접용 목소리인가?
▶ 질문의 의도를 모르겠음. ㅋㅋㅋㅋㅋㅋ 난생 처음 받아보는 질문. 걍 꼽주고 담부터 지원하지 말란건가 싶었다. 부사장님.. 의도가 뭔가요 ^^ 내가 진짜 면접 끝나고 너무 우울해서 친구들한테 내 목소리 좆같냐고 물어보고 다녔다.
그렇게 3번째 1차 면접도 탈락했다.
총평해보자면..
- 자소서부터 수정할 필요를 느껴졌다. 서류전형만 통과할 자소서를 만드는게 아니라, 면접관들이 내 자소서를 바탕으로 흥미를 갖고 질문을 하게끔, 아니 더 나아가서 역으로 내가 원하는 질문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내가 아는 정답을 말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게 중요함을 알았다.
막상 어려운 서류, 필기 다 합격해놓고 한투 면접은 3번이나 고배를 마신... 나란 사람도 대단하다 싶었다 ㅋㅋㅋㅋㅋㅋㅋ
병풍이라 느끼면서도 합격한 사람들은 이미 자소서와 이력서를 통해 합격을 결정지었기 때문인 것 같다. 그만큼, 자소서와 이력서를 통해 이미 그사람의 증권사에 대한 로열티와 가치를 충분히 당락지음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증권사 가고 싶으면 증권관련 자격증 1, 2개는 꼭 따자라는 후회가 밀려왔다. 그동안 따 놓은 자격증이 결이 너무 안맞음을 알 수 있었다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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